한국도로공사 김천 본사 사옥 전경.   한국도로공사 제공
한국도로공사 김천 본사 사옥 전경. 한국도로공사 제공
한국도로공사가 ‘고속도로 디지털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스마트 기술을 통해 새 정부 국정 과제 중 하나인 ‘국민이 안심하는 생활안전 확보’를 달성하겠다는 방침이다.

전국 4000㎞ 이상의 고속도로를 관리하는 한국도로공사는 지난 4월부터 첨단 기술과 데이터 기반의 유지·관리 체계를 적용한 ‘디지털 시범지사’를 운영하고 있다. 디지털 시범지사는 고속도로 유지·관리 업무에 4차 산업기술을 접목해 업무 체계를 효율적으로 전환하는 사업이다. 공사는 다양한 디지털 신기술 동시 적용에 따른 안정성을 확인하고 대응 체계를 마련해 2024년까지 표준모델을 완성할 계획이다.

디지털 지사에 적용된 대표 기술은 시설물 점검 자동화다. 기존에는 고속도로 시설물(포장·터널·교량 등)을 점검할 때 작업자의 육안에 의존해왔다. 하지만 디지털 지사에서는 고해상도 카메라, 정밀 스캐너 등 첨단장비를 활용해 손상 정보를 자동으로 추출하고 인공지능(AI)을 통해 빠르게 분석할 수 있다. 또 작업자가 갓길에 정차하며 일일이 확인할 필요가 없어 안전 사고 발생 위험도 줄어든다. 안전점검자의 접근이 어려운 높은 교각이나 비탈면 등 사각지대는 드론을 활용해 점검의 효율성을 높인다. 공사에서 시설물 점검에 활용하는 드론은 0.2㎜의 미세균열까지 식별 가능한 카메라가 상하 180도 회전하며 교량 하부 등에서도 안전한 비행이 가능하다.

사물 인터넷(IoT)을 통한 스마트 관제 체계도 구축된다. IoT는 다양한 사물이 통신망으로 정보를 교환해 환경 원격 감시, 원격 제어, 자동 오류 수정 등을 할 수 있는 기술이다. 고속도로에서도 시설물 성능과 안전성에 대한 실시간 모니터링 및 관련 데이터 축적이 가능하다. 기존에는 교량, 비탈면, 방재 설비 등 각종 도로 시설물의 관제 시스템을 개별적으로 운영해 관리 효율이 떨어졌다. 이에 공사는 LoRa(사물 인터넷을 위한 장거리 통신기술) 통신망을 구축해 관제 체계를 조성했다. 고속도로 시설물 상황을 한눈에 볼 수 있고, 도로 시설물에 설치된 센서에서 수집되는 방대한 신호들도 통합 데이터로 관리할 수 있게 됐다.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을 기반으로 한 정밀도로지도도 마련한다. 정밀도로지도는 위성항법장치, 관성항법장치, 주행거리센서, 라이다, 카메라 등을 활용해 도로와 주변에 있는 모든 지형 지물의 위치 및 시각 정보를 취득하고 이를 3차원으로 구현한 전자지도다. 지도상에서 시설물의 높이·길이·넓이 등을 계산할 수 있다. 고속도로 시설물이나 유지보수가 필요한 구간의 위치를 정확하게 찾을 수 있다.

한국도로공사 관계자는 “디지털 시범지사는 디지털 기반 고속도로를 구축하는 데 선도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향후 자율주행기술 발전과 함께 무사고, 무정체 도로 서비스 제공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