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 다음 주자, 차세대 '트러스트 시티' 주목

가상 플랫폼 제페토에서 공개된 기차역
가상 플랫폼 제페토에서 공개된 기차역

미래의 먹거리 '메타버스' 산업의 육성 로드맵 마련이 시급한 가운데, 창업 샌드박스 역할을 할 수 있는 '트러스트 시티(Trust City)'가 메타버스와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형 DARPA' 개념을 접목해 메타버스를 한국 창업 생태계 한계를 극복하는 도구로 활용하자는 움직임이다.

홍준영 한국핀테크연합회 의장은 “게임과 가상화폐 분야에서 메타버스로의 접근이 많은데, 이 둘은 '동상이몽'인데다 메타버스 본질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며 “창업을 포함한 비즈니스 공간으로 접근을 해, 창업 샌드박스 역할을 해 줄 '트러스트 시티' 개념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트러스트 시티는 메타버스에 구현된 일종의 규제프리 구역을 의미한다. 시간·공간·사람이 연결된 스마트시티 플랫폼과 연계하고, 사물인터넷(IoT) 보안 취약점을 보완한 핀테크 3.0 기반의 O2O 플랫폼이다. 스마트시티와 다른 점은 하드웨어 대신 소프트웨어 중심이며, 플랫폼 역시 중앙집중식이 아니라 분권식(P2P) 방식을 택한다는 것이다.

홍 의장은 “한국 경제는 아직 제조업 기반의 대기업·중견기업 비중이 높은데, 이번 사태처럼 원료가 유통되지 않아 공급망에 문제가 생기면 수입 수출이 다 막힌다”며 “창업자들이 실패하더라도 무한도전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 디지털 전환으로 이행을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 트러스트 시티는 미국의 'DARPA'를 일부 벤치마킹해 한국형으로 다듬은 모델이다. DARPA는 게임화 방식의 연구개발 전략을 추진하여 획기적인 성과를 내고 있는 대표적인 기구로, 1958년 미 국방성(Department of Defense) 산하에 설립된 연구개발 기구이자 프로그램이다. '고위험-고성과' 성격의 연구개발 활동을 지향하는 것이 특징이다.

지난 50여년간 DARPA는 인터넷의 원형인 아르파넷을 포함해 우주 로켓, 스텔스 비행기 등 국방부문뿐만 아니라 GPS, 구글맵스, 아이폰 시리, PACS(디지털 의료 영상 전송 시스템), 디지털엑스레이, 무인 자동차 등 무수한 혁신적인 기술들을 잉태하고 탄생시켰다.

홍 의장은 “한국 DRAPA형 창업 트러스트 시티 생태계는 성실실패에 대한 제도적 안전장치 보장과, 특히 창조형 실패를 용인하는 사회적 문화의 적극 확산이 중점”이라며 “해당 창조 생태계를 트러스트하게 관리 운용하는 민관 협력의 컨트롤 타워가 필요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