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언택트 시대, AIoT의 역할과 전망

[ET단상]언택트 시대, AIoT의 역할과 전망

코로나19의 전 세계 확산은 개인의 일상생활은 물론 기업의 비즈니스 생태계에도 많은 변화를 불러왔다.

접촉에 의한 감염 우려로 '사회적 거리 두기'가 시행됨에 따라 재택근무·영상회의 등 비대면 업무가 확산하고 소비 패턴은 오프라인 쇼핑에서 온라인 쇼핑으로, 외식보다 배달로 변화했다.

금융·의료·교육 등 대면이 필수로 여겨지던 분야도 비대면 서비스를 활용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원격진료 기기, 인공지능(AI) 로봇, 자율 주행 모빌리티 등이 미래 신사업으로 각광 받고 있는 만큼 지능형 사물인터넷(AIoT)은 앞으로 우리 삶에서 빠질 수 없는 기술 영역이 됐다.

이러한 변화는 비가역일 것이라는 견해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세계 각국은 코로나19 이후 경제를 살리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구상하고 있다. 나라마다 세부 전략은 다르겠지만 핵심은 AI, 5세대(5G) 이동통신,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 등으로의 디지털 전환이다. 특히 한국은 중대한 출발점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아르빈드 크리슈나 IBM 최고경영자(CEO)는 “20년 전에는 '기업은 모두 인터넷 기업이 될 것'이라 했지만 이제는 모든 기업이 AI 기업이 될 것”이라면서 “그럴 능력이 있어서가 아니라 그렇게 변화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역설했다.

남들보다 앞서기 위해 우리 기업은 만반의 준비가 필요하다.

우선 AIoT를 포함한 디지털 전환 가속을 위해 국내 기업 간 초협업을 강화해야 한다. 코로나19로 인한 소비 및 수요의 급속한 위축에 따라 기업은 이전에 혼자 감당하던 대규모 설비를 다른 생산자와 공유함으로써 위험을 줄이고, 혁신 기술 개발을 위해 연구개발(R&D) 자원을 결합해 제품을 만들어 가지 않으면 안 된다.

또 4차 산업혁명으로 전통 산업 간 경계가 허물어지고, 다양한 이종 사업이 연계된 융합형 비즈니스가 등장하면서 기업 간 시너지를 낼 기회가 많아졌다. 세계 각국의 보호무역주의 성향은 강해지면서 경쟁 해외 기업에 대항하기 위해 국내 기업끼리 뭉쳐야 할 필요성도 커졌다. 개방형 혁신 기반 생태계 확장과 초협력을 통한 상생 노력을 기울여야 할 때다.

둘째 데이터 가치를 제대로 이해하고 체계를 갖춰 관리해야 한다. 정보기술(IT) 리서치 및 자문 전문 가트너 보고서에 따르면 오는 2025년까지 인터넷에 연결된 IoT 기기의 수는 416억개에 이르고, 이들 기기로부터 79.4제타바이트(ZB, 1ZB=10의 21제곱 바이트) 데이터가 생산될 것으로 예측된다. 온라인을 통한 활동이 늘수록 데이터는 더 빠른 속도로 축적될 것이다.

코로나19로 가속화된 디지털 세상에서는 대다수 기업이 데이터를 활용해 소비자를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상품 전략을 수립하고 마케팅 및 홍보 활동을 계획할 것이다. 결국 기업 경쟁력은 앞으로 데이터를 어떻게 취득·처리·분석하고 AI를 활용해 가치를 극대화하느냐에 달려 있다.

셋째 보안 관련 위험 요소를 적극 파악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기술을 선제 확보해야 한다. 언택트 서비스가 삶의 질을 높이고 소비 행동의 편의를 제공하는 만큼 유통, 홈·가전, 헬스케어 등 적용 분야 또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디지털 보안에 대한 인식과 기술 투자는 시장의 성장세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보안이 허술한 기기를 해킹해서 디지털 바이러스를 침투시켜 다른 기기까지도 감염시킬 수 있고, 중요한 정보를 빼내 갈 수 있는 위험이 상존한다. 이에 따라 AIoT 서비스 제공 기업과 기기 제조사 모두 각자의 영역에서 위험 요소를 적극 찾아내고, 필요한 기술을 확보한 가운데 긴밀한 협조 체제를 구축함으로써 안전한 언택트 시대를 보증해야 한다.

필자는 최근 블랙 스완 이론 창시자인 나심 탈레브 교수와 대담할 기회가 있었다. 탈레브 교수는 코로나19 충격을 대체로 잘 견뎌낸 한국의 미래는 밝을 것이라고 예언했다. 코로나19 이후의 언택트 시대는 우리나라에 새로운 도약의 기회가 될 것이다. 문제는 이런 변화의 흐름을 얼마나 적극 이용해서 AIoT를 포함한 디지털 혁신 총력전을 펼치는가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성패는 누가 기회를 먼저 잡고 한발 앞서서 혁신을 이뤄 내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김윤 한국지능형사물인터넷협회 회장 chair-m@kio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