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세 이상 집단 거주 감염병 급속 확산
일회용 기저귀 90% 이상 감염성균 검출
대구 대형 요양병원 폐기물관리법 위반 적발
IoT 기반 의료폐기물 모니터링 등 신기술 적극 도입

환경부는 최근 요양병원에서 발생하는 일회용기저귀도 의료폐기물에 준해 안전하게 관리 중이라는 설명자료를 배포했다. 의료폐기물은 감염 등 위험으로 법률상 특별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폐기물을 말한다.<사진=게티이미지>

[일간투데이 유경석 기자] 요양병원이 전염증 포비아로 전전긍긍하는 모양새다. 기세등등한 코로나19가 병약한 환자를 언제든 덮칠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일회용기저귀 분리배출을 두고 집단감염원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의료폐기물관리에 사물인터넷(IoT)과 인공지능(AI)을 접목하는 움직임이 주목되는 까닭이다.

환경부는 최근 요양병원에서 발생하는 일회용기저귀도 의료폐기물에 준해 안전하게 관리 중이라는 설명자료를 배포했다. 의료폐기물은 감염 등 위험으로 법률상 특별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폐기물을 말한다.

일반폐기물로 관리되는 일회용기저귀도 의료폐기물에 준해 안전하게 관리 중이며, 특히 코로나19 관련 폐기물은 특별대책에 따라 안전관리를 강화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이는 한 언론사가 코로나19의 경우 무증상 환자 등이 빈번해, 의료폐기물로 보호되지 않는 일회용기저귀를 통한 2차 감염이 우려된다고 보도한 데 따른 것이다.

해당 언론사는 코로나19는 대변과 소변을 통해서도 전염되는 감염성 높은 질병으로, 집단감염이 잇따르고 있는 요양병원의 일회용기저귀 폐기 관리를 당국이 강화해야 한다고 보도했다.

요양병원은 기저질환을 보유한 65세 이상 고령 환자가 집단 거주하는 탓에 감염병이 급속 확산하기 쉽고, 일단 확산할 경우 대규모 피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실제 요양병원 내 고령 환자들은 2차 감염에 무방비로 노출된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료폐기물공제조합이 최근 전국 요양병원의 10%를 표본 조사한 결과 일회용 기저귀의 90% 이상에서 폐렴구균, 폐렴간균 등 감염성균이 검출됐기 때문이다.

이중 기저귀에서 검출된 감염병균은 폐렴구균(Streptococcus pneumoniae), 폐렴간균(Klebsiella pneumoniae), 녹농균(Pseudomonas aeruginosa), 프로테우스균(Proteus mirabilis), 부생성포도상구균(Staphylococcus saprophyticus), 황색포도상구균(Staphylococcus aureus) 등이다.

폐렴구균의 경우 적십자 국제위원회가 지정한 의료폐기물 감염 가능균 중 하나로 국내 폐렴 원인균 발병 1위를 차지하는 감염병균이며 지난 2014년 법정 감염병으로 지정됐다.

▲ IoT 기반 의료폐기물 수집·운반차량 모니터링 체계. 자료=한국환경공단

특히 요양병원에서 코로나19 집단감염 사례가 급증하면서 우려가 확산되는 분위기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와 대구시 등 발표를 종합하면 요양병원 확진자는 지난달 27일 기준 한사랑요양병원 103명, 대실요양병원 90명, 김신요양병원 37명 등으로 집계됐다. 경북의 경우 봉화 푸른요양원 68명, 경산 서요양병원 36명, 서린요양원 25명을 비롯 경기 군포 효사랑요양원 16명 등으로 나타났다.


요양병원 집단감염은 의료폐기물 관리가 소홀하다는 점에서 우려를 키우고 있다. 대구시는 최근 대형 요양병원을 대상으로 단속을 실시한 결과 23개 병원에서 24건의 폐기물관리법 위반혐의를 적발했다.

조사 결과 2차 감염 예방을 위해 법으로 규정한 의료폐기물의 보관기간 초과 8건, 의료폐기물 전용용기를 사용하지 않거나 전용용기에 표기사항을 미표기한 경우 11건, 의료폐기물 보관 장소에 감염성을 알리는 주의표지판을 설치하지 않은 경우 2건, 기타 재활용 가능한 자원을 분리하지않고 폐기물로 배출한 경우 2건, 의료폐기물의 성상 및 종류별로 분리보관하지 않고 혼합 보관한 경우 1건 등이었다.

환경부는 이와 관련 "요양병원 내 코로나19 집단감염 역학 조사 결과, 일회용기저귀가 감염의 원인이 되었다는 사실은 확인된 바 없다"면서 "코로나19와 관련한 의료폐기물에 대해서는 기존 폐기물관리법보다도 강화된 관리기준을 적용한 특별대책을 마련해 철저하고 안전하게 관리 중"이라고 반박했다.

의료폐기물 관리를 위해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한 서비스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지능형 의료폐기물관리체계를 확립해 불법행위를 차단하기 위한 방안이다.

실제 의료폐기물 발생량은 2011년 12만 5421톤에서 2018년말 기준 22만6000톤으로 10만580톤(80%)이 증가했다.

환경부는 이에 따라 RFID(radio frequency identification. 무선인식) 기반의 의료폐기물 관리시스템을 구축·운영하고 있다. 이는 병원 의료폐기물을 기존 소각방식에서 방사선 전자빔을 이용한 멸균 처리로 일반 폐기물화 하는 방안과 함께 적극 행정으로 평가된다.

환경관리공단은 IoT 기반 의료폐기물 수집·운반차량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하는 등 신기술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 의료폐기물 운반차량 모니터링 체계는 태그발행기를 태그발행자 PC에 연결해 웹상 프로그램을 이용해 태그발행공급업체, 폐기물다량 배출 병원 등 운송 전 과정을 실시간 모니터링하는 방식이다.

장준영 한국환경공단 이사장은 "날로 증가하는 의료폐기물량 대비 부족한 처리시설로 인해 발생되는 각종 문제에 대한 실질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라며 "4차 산업혁명시대에 발맞춰 지능형 의료폐기물관리체계 확립으로 정보의 허위등록, 불법보관, 처리기한 미준수 등 불법행위 근절을 위해 전방위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권병철 환경부 폐자원관리과장은 "지난해 10월 감염성이 낮은 일회용기저귀를 일반폐기물로 전환하고 감염자의 일회용기저귀만 의료폐기물로 처리하도록 제도를 개선했다"면서 "사업장일반폐기물로 분류되는 기저귀를 배출・운반할 때는 이중밀폐, 전용봉투 사용, 냉장차량 이송 후 소각 등 의료폐기물에 준하는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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