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나라는 세계 통신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바로 ‘세계 최초 5G시대’ 구현이다. 한국 통신 기술 경쟁력 수준을 한단계 높였다. 우리에게는 기회다. 높아진 통신 강국 위상을 활용해야 한다. 5G 인프라뿐 아니란 관련 장비부품 글로벌화의 기회다. 잠재력은 충분하다. 수많은 통신부품장비 기업이 글로벌 시장 개척을 준비해왔다. IT조선은 통신 강국 코리아 명성을 높일 통신장비부품 강소기업을 시리즈로 소개한다. [편집자주]

통신장비기업 텔레필드가 테라급 대용량광전송(PTON) 장비로 5G 시대 힘찬 도약을 앞두고 있다. 5G 확대에 발맞춰 경쟁력 있는 제품으로 장비 교체 수요에 대응한다.

텔레필드는 국내 광전송장비(PTN) 장비 분야에서 입지를 다진 강소기업이다. 2018년 KT 전국 기간망에 전송장비를 단독으로 공급한 데 이어 작년 KT와 국가재난안전 통신망 사업 계약을 체결했다. 우정본부 차세대 서비스용 전용망 구축 사업 경험도 있다.

자회사 썬웨이브텍을 통해 프론트홀 장비도 생산한다. 썬웨이브텍은 지난해 SK텔레콤에 5G 이동통신용 프론트홀 장비를 공급하는 등 성과를 냈다.

텔레필드는 네트워크 기술력을 바탕으로 사물인터넷(IoT) 사업에도 적극 나선다. 자체 개발한 IoT 서비스 플랫폼 텔레가드(TELEGUARD)로 시장 점유율을 높일 계획이다. 텔레가드는 통영시를 비롯한 지방자치단체와 사회복지센터 등에 보급된 상태다.

동해시 산불 사태 당시 텔레필드 장비가 화재 위험을 알려 노인의 생명을 구한 사례가 있다. 회사는 이 성과를 바탕으로 고도화한 단말기로 사업에 나선다.

박노택 텔레필드 대표. / 장미 기자
박노택 텔레필드 대표. / 장미 기자
텔레필드는 지난해 매출 563억원을 기록해 흑자 전환을 이뤘다. 5G 이동통신망 구축 증가로 실적 개선을 이룬 것. 박노택 텔레필드 대표는 "2022년 매출 1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통신장비 분야 경쟁이 치열하지만, 기술 개발에 지속적으로 투자해 성과를 내겠다는 얘기다.

박 대표는 "제품 국산화를 이루어 내는 등 20년간 전송 분야에서 외국 기업과 경쟁해 시장 일정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며 "지름길이 있으면 찾아가고, 지름길이 없거나 험해도 도전한다는 마음으로 노력해왔다"고 말했다.

텔레필드는 테라급 POTN 장비를 상용화하고, 양자암호통신 개발에도 공을 들이며 기술력을 높여왔다. 전체 직원의 40%가량이 연구개발 인력이다.

국내 통신장비시장이 성장하기 위해선 더 많은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계 최초 5G 상용화라는 업적을 냈지만 아직 시장 활성화까지는 갈 길이 멀다는 것.

박 대표는 "우리가 5G 서비스를 세계에서 가장 먼저 시작했는데 이 주도권을 유지하려면 3~4배 더 많이 투자해야 한다"며 "적극적인 투자가 없으면 후발주자들에게 따라 잡힐 수 있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실질적으로 통신 시장을 뒷받침하는 산업 경쟁력은 선진국의 70~80% 정도에 불과하다고도 덧붙였다. 유무선 사업을 아우르는 화웨이, 노키아 등과 경쟁할만한 기업이 국내에 없다는 지적이다. 외산 장비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선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도 당부했다.

텔레필드 연구소 풍경. / 장미 기자
텔레필드 연구소 풍경. / 장미 기자
또 다른 성장 전략으로는 해외 진출을 거론했다. 중국 등 해외와 비교해 국내 시장 규모가 크지 않은 만큼 넓은 시장으로 나가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설명이다. 박 대표는 "베트남 통신사 비엣텔은 세계 11개국에 통신서비스를 하고 있다"며 "우리는 세계 최초 5G 등을 강조하지만 수출은 전무한 상태다"고 밝혔다.

해외 통신 시장 개척이 문화, 콘텐츠 등 연관 산업으로 확장될 것이란 기대감도 드러냈다. 박 대표는 "일례로 현대자동차가 미국에 자동차 공장을 세워서 관련 장비 회사들이 따라 들어갔다"며 "통신장비강소기업 뿐 아니라 문화, 콘텐츠, IT 등 전 분야 수출 발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코로나19 사태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세계 광모듈의 70% 가량이 중국 우한에서 공급되는 만큼 통신장비업계에도 직접적인 영향이 있다는 설명이다.

불확실성에 따른 어려움이 있긴 하지만, 이를 발전의 계기로 삼자는 당부도 했다. 재택근무를 비롯한 산업 및 근무 환경의 변화가 일상이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박 대표는 "이번 상황이 오히려 패러다임 전환의 계기가 될 수도 있다"며 "변화에 대비하기 위해 통신인프라를 더욱 튼튼하게 구축하고 관련 산업을 육성해가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