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진 고장의 97%는 자동예측
직경 10㎜ 로봇이 정밀점검
車·항공기 거쳐 첨단기술 업체로
롤스로이스, 두 번째 탈바꿈 중
엔진 가동시간 따라 요금 내는
혁신적 모델 `코퍼레이트케어`
서비스 부문이 매출 50% 차지
엔진에 센서 부착해 실시간 진단
장비 검사·보수 소형로봇도 개발
직경 10㎜ 로봇이 정밀점검
車·항공기 거쳐 첨단기술 업체로
롤스로이스, 두 번째 탈바꿈 중
엔진 가동시간 따라 요금 내는
혁신적 모델 `코퍼레이트케어`
서비스 부문이 매출 50% 차지
엔진에 센서 부착해 실시간 진단
장비 검사·보수 소형로봇도 개발
1884년 창업한 롤스로이스는 세계적인 고급 자동차 브랜드로 익숙하지만 1973년 자동차 사업을 매각한 뒤 항공기 엔진 제조에 집중해 왔다. 자동차 사업부는 현재 BMW에 속해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양대 여객기 제조사인 보잉과 에어버스 등에서 사용하고 있는 트렌트(Trent) 계열 엔진은 롤스로이스의 대표적 생산품이다. 트렌트 엔진은 에어버스의 A330, 보잉의 787드림라이너 등 35개 항공기 기종에 탑재되고, 세계 최대 여객기인 '에어버스 A380'에도 트렌트 900이 들어간다.
롤스로이스의 기존 사업모델은 다른 제조사들처럼 항공기 엔진이나 가스터빈을 생산해 판매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롤스로이스는 1990년대 후반 아메리칸 에어라인으로부터 유지·관리를 포함하는 서비스 계약을 제안받은 뒤 발 빠르게 서비스 중심 사업모델을 도입했다. 엔진 수명이 다할 때까지 안정적인 매출을 올릴 수 있는 '토털케어' 사업을 시작한 것이다.
롤스로이스가 IoT와 함께 선제적으로 도입한 '디지털 트윈'은 엔진 인증을 위한 엄격한 테스트 과정에서 시간과 비용을 아끼고 있다. 디지털 트윈이란 물리적인 제품이나 제조 공장을 실제와 똑같이 가상화하는 기술이다. 예전에는 직접 비행기 엔진을 돌려 성능을 시험해야 해 높은 비용을 지불해야 했다면, 디지털화한 엔진으로 가상 테스트를 거쳐 손쉽게 설계 오류를 파악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단지 몇 초 만에 엔진 시험 결과를 알 수 있어 엔지니어는 실제 테스트를 한 번에 통과할 때까지 가상 시험을 반복하면 된다. 롤스로이스는 이제 로봇 개발과 연구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며 '차세대 혁신'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7월 영국 '펀버러 에어쇼'에서는 롤스로이스가 개발 중인 로봇 4종이 공개됐다. 스웜 로봇(Swarm Robot), 검사 로봇(Inspection Robot), 원격 보어블렌딩 로봇(Remote Bore blending Robot), 플레어 로봇(Flare Robot) 등이다. 스웜 로봇은 카메라가 탑재된 직경 10㎜ 크기의 작은 로봇인데, 곤충처럼 생긴 여러 개의 로봇이 군집(Swarm) 형태로 항공기 엔진 속으로 들어가 실시간 영상을 전송한다. 이 로봇을 활용하면 엔진을 눈으로 검사하기 위해 항공기에서 엔진을 분리할 필요가 없어진다. 플레어로봇은 한 쌍의 뱀과 같은 형태로, 엔진 속을 내시경처럼 보며 들어가 스웜 로봇을 쏟아내는 역할을 한다. 검사 로봇은 엔진 안에 부착돼 엔진이 작동하는 상황에서도 극한의 고열을 견디며 엔진의 각 부위를 검사해 유지·보수 관련 보고서를 제공한다.
개발 중인 로봇들은 실제로 사용하려면 아직 많은 시간이 걸린다는 게 롤스로이스의 설명이지만, 회사는 다음 세대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미국 하버드대 등 세계적 연구 기관들과 공동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원격 보어블렌딩 로봇은 이미 테스트 과정에 있어 몇 년 안에 활용될 예정이다. 원격 보어블렌딩 로봇은 원격 수리가 가능하도록 돕는 장비다. 비전문가 그룹인 로컬 보수팀이 엔진에 로봇을 설치하면 롤스로이스의 전문 엔지니어들이 원격으로 작업할 수 있다. 전문가들이 수리가 필요한 항공기가 있는 곳으로 이동할 필요가 없는 시대를 열게 되는 것이다.
[임형준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