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유플러스-KT "AI 원팀 협력" 도원 결의

빅데이터·딥러닝 등 공동 연구 기대
KAIST·한양대와 인력 양성 공 들여
삼성·SKT·카카오 연합과 경쟁 구도
AI 생태계 주도 '합종연횡' 거세질 듯

LG전자, LG유플러스, KT가 '인공지능(AI) 동맹'을 결성했다.

지난 2월 KT와 현대중공업지주·한국과학기술원(KAIST)·한양대·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등이 함께 결성한 AI 산·학·연 협의체 'AI 원팀'에 LG전자와 LG유플러스가 합류, 힘을 싣는 모양새다.

지난 1월 결성된 삼성전자·SK텔레콤·카카오 AI 연합은 물론 구글·애플 등 글로벌 기업과도 본격 경쟁 구도를 만들어 갈 것으로 기대된다.

LG전자, LG유플러스, KT는 3일 서울 KT광화문빌딩에서 업무 협약을 체결하고 AI 경쟁력 강화를 위해 AI 원팀에 공동 참여하기로 했다.

왼쪽부터 박일평 LG전자 CTO(사장), 전홍범 KT AI/DX융합사업부문장(부사장), 이상민 LG유플러스 FC부문장(부사장)이 AI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모습.
왼쪽부터 박일평 LG전자 CTO(사장), 전홍범 KT AI/DX융합사업부문장(부사장), 이상민 LG유플러스 FC부문장(부사장)이 AI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모습.

AI 원팀은 AI 역량 기반 사회적 이슈 해결, 보유 기술 및 경험 공유를 통한 AI 역량 강화, 제품·서비스·솔루션 분야의 AI 경쟁력 향상을 통한 사업 성과 창출, 산·학·연을 연결하는 AI 인재양성 플랫폼 구축 등에 방점을 두고 있다.

3사 간 제휴를 계기로 LG전자와 LG유플러스까지 AI 원팀에 합류하면서 빅데이터, 딥러닝 등 AI 원천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공동 연구와 협력에 활기가 띨 것으로 전망된다.

KT와 LG유플러스는 5세대(5G) 이동통신과 데이터에 기반을 둔 AI, LG전자는 제조회사로서 쌓아온 노하우가 담긴 AI 솔루션에 각각 강점이 있다.

이번 제휴를 계기로 3사는 AI 공동 연구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LG전자로서는 국내 이통 절반 가까이 점유한 두 회사의 데이터 확보가 큰 성과다. LG유플러스와 KT는 5G, 인터넷(IP)TV 등 풍부한 이용자 데이터를 가졌다. 3사 AI 기술로 이 데이터를 공동 분석하면 새로운 가치 창출이 가능하다.

LG전자가 보유한 서울, 실리콘밸리(미국), 토론토(캐나다) 등 글로벌 5개 지역 AI 연구개발(R&D) 거점은 KT와 LG유플러스에 큰 힘이 된다.

KT '기가지니'와 LG전자 'LG 씽큐'를 연동하면 새로운 AI 플랫폼이나 음성인식이 나올 수 있다. KT와 LG유플러스의 가정용 사물인터넷(홈IoT)에 LG전자 스마트가전을 연동하는 등 협력할 수 있는 접점이 많다.

특히 3사가 공을 들이는 분야는 AI 인재 양성이다. AI 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서 AI 원팀 멤버인 KAIST, 한양대 등과 협력해 AI 전문 인력을 양성하기로 했다.

3사는 코로나19 등 감염병 확산을 막기 위해 통신데이터와 스마트가전 정보를 AI로 분석하는 입체적이고 정교한 모델도 만들어 갈 계획이다. KT는 로밍 등 통신데이터를 활용한 감염병 확산 방지 분야를 선도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날 협약식에는 박일평 LG전자 최고기술책임자(CTO·사장), 전홍범 KT AI·DX융합사업부문장(부사장), 이상민 LG유플러스 FC부문장(부사장) 등이 참석했다.

박일평 LG전자 사장은 “오픈 이노베이션 관점에서 경쟁력을 갖춘 기업, 대학, 연구소들과 다양한 영역에서 협력할 것”이라면서 “AI 국가경쟁력을 높이고 실질 사업 성과를 창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LG유플러스라는 우군을 확대한 AI 원팀과 삼성전자·SK텔레콤·카카오 연합과의 AI 생태계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양측 진영과는 다르게 AI 생태계는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

LG전자가 올해 출시하는 OLED TV와 나노셀 TV 일부에 카카오아이(i)를 연동한다. 또 어느 진영에도 속하지 않은 네이버는 LG유플러스 IPTV에 클로바 AI스피커를 접목하고 있다. 앞으로도 다양한 합종연횡이 열려 있다는 의미다.

업계 관계자는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통신·전자 간 맞수가 양측으로 갈라지며 어느 정도 힘의 균형을 맞춘 상황”이라면서 “향후 생태계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 속에 국내 AI 생태계가 경쟁력을 갖춰 갈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