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사물인터넷 둘러싼 '동상이몽'

‘가까운 내일 vs 먼 미래’ 사이 업계 고민 확인

일반입력 :2015/01/09 11:30    수정: 2015/01/09 15:01

이재운 기자

가까운 내일일까, 먼 미래일까. 9일(현지시간) 폐막을 앞둔 세계 최대 전자박람회 CES 2015는 사물인터넷(IoT)을 둘러싼 업계의 ‘동상이몽’ 속에 업계의 고민을 엿볼 수 있는 자리였다.

특히 스마트폰 이후의 큰 흐름(The Next Big Thing)을 모바일-자동차-가전을 모두 아우를 수 있는 IoT에서 모색하면서도, 아직 표준조차 정립되지 않은 시장 상황에 대한 각 주도 기업별 구상이 대비되는 행사였다.

CES 주인공은 역시 TV타이젠-웹-안드로이드 각축전

어느새 ‘가전(CE) 행사’였던 CES는 모바일과 자동차 업계의 참여로 거대해졌지만, 여전히 그 중심에는 TV가 주인공으로 서 있다. 올해 행사에서는 하드웨어 기술이나 화질 경쟁 대신 스마트TV 플랫폼 생태계 경쟁이 주를 이뤘다.

특히 삼성전자가 퀀텀닷(양자점) 대신 타이젠 운영체제(OS)를 기반으로 한 자체 플랫폼을 선보이면서 화두를 집중시켰다. LG전자는 지난해부터 본격화한 웹 OS 기반 TV의 편리성을 강조했고, 구글 안드로이드는 일본 업체인 소니, 샤프 등과 손을 잡고 신제품을 공개했다.

중국 업체들은 저가형 제품을 강조하며 보급형 시장 공략에 주력했다. 하이얼이 55인치 커브드 OLED TV를 선보이는 등 일부 부스에서 하드웨어 부분에 집중한 신제품이 등장했지만 아직 안정적인 양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평가다.

한편 삼성전자는 LG전자, 소니, 20세기픽처스 등 주요 선두 TV 제조사와 콘텐츠 제작/배급사 등과 손을 잡고 UHD 생태계 강화를 위한 'UHD 동맹'을 발표한 것도 큰 화두였다.

스마트카, 드론…IoT 플랫폼 격전지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업체는 물론 화웨이, 블랙베리 등 전 세계 주요 IT 업체들은 IoT 플랫폼을 경쟁적으로 내세웠다. 발전하는 신규 시장을 잡겠다는 의지를 보인 셈이지만, 개방성이 중요한 IoT의 특성상 상호 호환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는 지적도 이어졌다.국내 업체들도 이에 맞춰 ‘개방’을 강조했다. 후발 주자들이 자사 제품을 통째로 판매하는데 초점을 맞춘데 비하면 ‘선두 주자’로서의 여유가 느껴지기도 한다. 한편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등 국내 이동통신사 경영진이 CES 현장을 찾는 등 통신업계도 큰 관심을 보였다.

이 밖에 인텔과 퀄컴 등 반도체 업계도 자사 플랫폼을, 현대자동차와 포드자동차 등 자동차 업계도 새로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경쟁적으로 발표했다. 또 아우디가 자율주행자동차(무인차) 250km 주행 시험을 행사에 앞서 실시하는 등 ‘무인차 시대’도 성큼 다가왔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

또 드론을 원격 조종하는 모습이 심심치 않게 보였고, 웨어러블 기기 제조사들의 참여도 늘어나는 등 사물인터넷을 통한 다양한 확장성에 대한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기회가 됐다는 시각도 제기됐다.

한국 세탁기에 쏟아진 호응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국내에서 전개했던 볼썽 사나운 ‘고의파손 진실공방’을 뒤로 하고 신개념 세탁기를 선보여 호평을 받았다. 관람객과 외신들은 두 국내 선도 업체의 제품에 주목했다.

특히 애벌빨래 후 자동으로 세탁조에 빨감을 넘기는 삼성 액티브워시와 두 개의 세탁조를 동시에 돌릴 수 있는 LG 트윈 세탁 시스템 제품 등 신개념 제품에 대한 호응이 상당했다는 평가다.

한편 미국 업체인 월풀도 본국에서 열리는 대형 행사에 신제품을 잇따라 선보이며 추격에 나섰다.■중국 주춤, 일본 침체

관련기사

한국의 경쟁상대인 두 인접 국가 업체들의 행보는 일본은 여전히 침체된 모습을, 중국은 지금까지 보여왔던 무서웠던 추격세 대신 주춤거리는 모습을 보였다.

중국 업체들의 경우 TV에서는 OLED와 퀀텀닷, 커브드 제품 등 최신 기술 제품을 잇따라 선보였으나 국내 업체 제품과는 기술격차를 보였다. 모바일 부문에서 신제품을 일부 선보였지만 마찬가지로 큰 주목을 받지는 못해 인상적인 모습은 별로 없었다는 평가다.일본 전자업계는 소니가 4.9mm 두께 초박형 4K UHD TV를, 샤프가 100만원 이하 4K UHD TV를 깜짝 발표했으나 특별히 기술을 선도하는 모습을 보이지는 못했다. 자동차 분야에서는 도요타가 수소연료전지 차량 특허 5천680건을 무상으로 제공한다는 내용을 발표하며 화제 몰이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