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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해지는 페이전쟁, IT 3대 업체들의 삼분지계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15.06.09 12:00:26

[프라임경제] 글로벌 IT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3대 공룡들이 간편결제시장을 놓고 각축을 본격화한다. 구글과 애플, 삼성전자가 각사의 상황이 다른 만큼 나름의 전략을 구사하겠다는 속내를 드러내기 시작해 향후 시장 분점 상황에 귀추가 주목된다. 

구글의 간편결제인 안드로이드페이는 신용카드 무수수료 전략 카드를 사용한다. 외신은 이러한 구글의 결정을 전하면서 "모바일 결제시장이 치열해질 것"이라며 본격적 경쟁의 신호탄으로 해석했다.

애플페이의 경우 결제 금액의 0.15%를 카드사에 수수료로 부과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한 카드사 유인 조건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안드로이드페이의 이 같은 전략은 플랫폼이 주축인 구글이 택할 수 있는 가장 적합한 공격법으로 풀이된다.

애플의 아이폰과 함께 시장을 나누고 있는 안드로이드폰의 사용자들을 잠재적 고객군에 끌어들이기 위해 카드사 끌어안기가 필수라는 인식을 하고 있는 것으로 진단된다.

◆애플, 일단 카드사와 협력 강화…독자 플랫폼 저력 '눈길'

카드사 관련 러브콜은 구글 진영만의 문제는 아니다. 다만 애플의 경우 자기 단말기에 대한 팬덤을 주요 카드로 활용하되 기타 협력을 함께 운영한다는 점에서 방점찍기가 구글과는 다르다고 할 수 있다.

애플이 8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막한 '세계개발자회의(WWDC) 2015' 중 내달부터 영국에서도 애플페이를 사용할 수 있다고 선언한 점도 눈길을 끌고 있다. 특히 이런 가운데 애플은 영국 신용카드 70%를 지원하기 위해 HSBC, 산탄데르와 네이션와이드 등 은행들과 대거 협력키로 했다.

아울러 애플은 미국 4대 신용카드 결제사인 디스커버와의 제휴를 통해 아메리칸익스프레스·마스터카드·비자 등을 포함한 주요 4개 신용카드 결제 회사와 협력하게 됐다. 이에 따르면 오는 7월 중 미국에서 100만곳 이상에서 애플페이 사용이 가능할 것으로 관측된다. 애플페이 론칭 당시 22만여개의 가맹점을 확보한 것과 비교해 4배 성장한 수준이다.

애플페이는 미국에서 첫 출시됐을 때 기대만큼의 반향을 불러일으키지는 못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해외 IT 전문 매체 애플인사이더 등이 시장조사기관 인포스카우트의 지난 봄 조사를 보면 아이폰6 사용자 대다수가 애플페이 사용 경험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결국 NFC를 인식할 수 있는 단말기 보급의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진출에서도 애플은 NFC 단말기 대신 다른 제휴선을 적극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영국 진출 밑바탕에 아이폰에 대한 큰 사랑이 깔렸듯 중국시장도 애플 선호도가 높다. 

시장조사기관 IDC 조사결과를 참조하면 애플은 지난 1분기 1450만대의 스마트폰을 출하, 시장에서 14.6%의 점유율을 올린 바 있다. 알리페이 등 다수와 협력선을 맺을 가능성을 타진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는 애플이 자체 플랫폼과 함께 단말기를 함께 영위하는 위치를 가졌기 때문이다.  

◆삼성, 단말기 제조사답게 디바이스 라이프 스타일 방점

삼성의 경우는 단말기 유력 제조업체라는 간판을 내세워 페이시장에 접근하는 만큼 애플과 구글 간 경쟁 상황에서 자기 몫을 어떻게 키울지가 관건이다. 올 9월 본격 출사하는 삼성페이가 두 업체가 미리 판을 짜서 굳히기 전에 '골든타임'을 어떻게 활용하는가의 방법론이 주요 관심사로 부각되고 있다.

삼성페이의 장점은 무엇보다 범용성이다. 올해 초 인수한 미국 벤처기업 루프페이의 마그네틱보안전송 기술을 적용, 기기 간 통신을 통해 결제가 이뤄지며 NFC도 함께 활용한다. 따라서 상점들이 애플페이처럼 별도 NFC 결제단말기를 설치하지 않고, 기존 카드결제 기기를 그대로 이용할 수 있다. 미국은 물론 한국 전체 상점의 90% 이상에서 쓸 수 있다는 해석이 그래서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는 자기 단말기를 최대한 판매하면서 구글 대비 편의성을 소비자들에게 인지시키는 전략이 주효할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삼성전자 투자자 포럼 2015'에 참석한 자리에서 이인종 삼성전자 부사장이 구글과의 경쟁(즉 안드로이드페이) 문제에 대해 애써 각을 세우지 않는 태도를 보인 것도 이런 맥락이다.

그는 "구글과 경쟁하고 싶지 않다. 구글은 (삼성의) 최대 파트너"라고 규정했다. 또 "협력을 통해 더 많은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삼성페이를 품에 안은 단말기를 한층 더 널리 글로벌 보급망에 싣는 판매 전략으로 이행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삼성페이를 프리미엄 폰에 한정하지 않고, 중저가 모델에도 탑재할 것이라는 방침도 나오고 있어 이 같은 방향성에 힘을 더한다.

단말기 업체의 정체성을 가진 삼성은 '라이프 스타일' 자체에서 삼성이 중요하게 여기는 분위기에 맞춰 간편한 결제를 무엇으로 할 것이냐는, 구글과 애플과는 다른 각도에서의 구도 조성이 절실하다.

무엇보다 이 같은 상황 조성은 중국 등 다양한 시장에 진출할 때에도 반드시 삼성이 안고 가야 할 대목이다. 예를 들어, 삼성이 중국에서 삼성페이를 진출시키려 할 때 경쟁할 요소가 적지 않다. 이들은 구글 안드로이드페이와 경쟁하게 되는 것처럼 삼성 그 자체에 대한 라이프 스타일 매몰도(충성도)가 담보되지 않으면 파고들기 어렵다는 특성이 있다.

중국에서는 전체 신용카드 가입자 수보다도 알리페이 이용자가 더 많다. 중국인 모두가 쓴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SNS 위챗의 위챗페이도 만만찮다.

삼성은 애플처럼 플랫폼과 단말기를 모두 나름대로 기반에 뒀다는 자신감을 자산으로 가진 입장이 아니다. 이 때문에 '폰은 삼성, 결제는 다른 수단'으로 치닫지 않도록 적극적인 초반 공세를 통해 편의성을 뇌리에 인식시킬 것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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