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피니언 ㅣ 키워드이슈
AI 로봇 IoT…물류과정 최적화 ‘Logistics 4.0’
4차 산업혁명 대비 물류환경 반영…“국내 현장적용 기술력 뒤져”
- 기사입력2017-07-18 18:01
김성화 기자 (rukawasss@junggi.co.kr) 다른기사보기
-
우리나라 물류산업 경쟁력은 지난 10년간 정체돼 있다. 세계은행(World Bank)의 ‘물류성과지수(LPI, Logistics Performance Index)’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2016년 기준 160개국 가운데 24위다. 2007년 25위에서 2012년 21위까지 올랐지만, 지난해 3계단 하락했다. 10년째 LPI 순위 20위권에서 머물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지난해 조선·해운업 구조조정에 따른 여진도 계속되고 있다. 반면 아시아 지역 물류경쟁 상대국 대부분은 한국보다 경쟁력이 높다. 2016년 기준 싱가포르가 5위, 일본이 10위, 홍콩과 대만이 각각 15위, 19위다.
LPI는 특정국가의 물류산업 수준과 경쟁력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지표다. 세계은행이 전세계 160개국을 대상으로 ▲통관 ▲물류인프라 ▲국제수송 ▲물류역량 ▲물류추적시스템 ▲물류도착의 적시성 등 6개부문 평가를 통해 순위를 매긴다.
<그래픽=김성화 기자> ©중기이코노미정체된 물류산업 경쟁력을 높이고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해, 변화된 물류환경을 반영했다고 평가받는 ‘Logistics 4.0’을 참조할 만하다. 독일의 컨설팅 회사인 ‘롤랜드 베르거(Roland Berger)’는 4차 산업혁명과 물류산업 발전에 대한 비전으로 ‘Logistics 4.0’을 2016년 발표했다. 현재 진행중인 ‘Logistics 4.0’은 공급망 전체의 물류기능을 연결함으로써 물류과정을 최적화·평준화할 수 있는 방안으로 거론된다. 인공지능과 로봇, IoT 기술이 핵심이다.
해외 Logistics 4.0…드론배송, 군집자율주행, 데이터 통합관리 플랫폼
미국의 국제 화물운송기업인 ‘UPS’는 드론으로 배송시간을 단축하고 있다. 독일의 상용차 제조기업인 ‘MAN’은 군집자율주행 무인트럭 기술을 개발중이다. 군집자율주행은 차량 한대가 자율주행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대의 차량이 함께 달리는 것이다. 선두차량이 속도와 방향을 조절하고, 나머지 차량은 앞 차량을 따라가며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며 공기저항을 줄이는 슬립스트리밍기술을 사용한다.
창고와 재고관리에도 인공지능과 로봇을 활용한다. 아마존의 ‘Kiva’가 대표적이다. 창고직원이 정해진 위치에 서 있으면, Kiva가 배송해야 할 제품을 배송담당 구역 직원에게 옮겨준다. Kiva를 통해 아마존은 물류센터 운영비용의 약 20%를 절감한 것으로 전해진다.
일본의 글로벌선사인 ‘ZIM’ 또한 작업자를 자동추적하며 물류작업을 도와주는 ‘Cariro’ 로봇을 도입했다. 일본의 인테리어기업 ‘니토리’도 로봇이 창고의 물품을 수납하는 로봇창고시스템을 도입했다. 이를 통해 작업효율은 3.8배 향상했고, 적재공간은 40% 줄였다.
<그래픽=김성화 기자> ©중기이코노미IoT기술도 물류산업을 변화시키고 있다. 함부르크 항만은 IoT기술을 항만내 관리시스템에 적용해 ‘스마트 항만’으로 바꾸고 있다. 예를들어 선박이 접근하면 항만내 IoT장치를 통해 자동으로 다리가 열리고 닫힌다. 또 다리를 지나야 하는 화물트럭이 스마트폰으로 실시간 정보를 얻어 통제구간을 피해갈 수 있다. 이를 통해 교통정체는 15%, 항만 운영비는 75% 줄였다.
미국의 ‘DHL’은 데이터 통합관리 오픈플랫폼인 ‘아그히라(Agheera)’를 개발중이다. 아그히라는 여러 물류회사의 데이터시스템과 접속해, 화주가 아그히라의 사이트에 접속하면 화물의 현재 위치를 포함 모든 정보를 한 번에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통합관리 오픈플랫폼에 등록한 회사는 위탁하는 물류회사를 변경해도 관리시스템을 바꿀 필요가 없다. 트럭과 선박과 같은 운송수단과 제품에 IoT기술을 적용함으로써 가능했다.
이와관련 김천곤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중기이코노미와의 통화에서 “우리나라 물류산업이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하기 위해 필요한 우선과제는 기술력”이라며 “전문가들은 인공지능이나 로봇 분야에서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기술력이 선진국에 비해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4차 산업혁명은 결국 기술을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인데,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부분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중기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