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김문기 기자] 삼성전자가 소프트웨어 종속에서 벗어나기 위해 ‘타이젠’을 적극적으로 밀어붙이는 한편, LG전자는 모바일AP 독자 개발을 위해 ‘뉴클런’을 상용화하는데 성공했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측면에서 나란히 새로운 시도를 한 두 업체의 방향타는 ‘사물인터넷’에 향해있다.

24일 업계 전문가는 “삼성전자는 가까운 미래에 스마트홈을 앞세운 사물인터넷에 주력한다는 방침으로 이에 대한 플랫폼으로써 타이젠이 허브 역할을 도맡아할 것”이라며, “LG전자는 웹OS를 기반으로 생태계 구축에 힘을 싣는 한편 하드웨어 측면에서 미지의 개척지인 AP 개발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타이젠 허브역할을 해줄 삼성 스마트TV가 내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공개된다.

■ 타이젠 메인 허브 ‘TV의 등장’
삼성전자는 내년 차세대 타이젠 3.0 버전을 시작으로 스마트폰과 스마트 카메라, 스마트워치 등의 모바일 제품뿐만 아니라 TV와 냉장고 등 가전제품 및 자동차와의 연동을 통해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일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이 제시하는 미래상은 내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국제가전박람회(CES2015)에서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전자는 차기 먹거리를 사물인터넷으로 보고 그에 따른 대응책을 모색해왔다. 플랫폼 측면에서는 모바일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스마트폰에서는 아직까지 타이젠 기반 제품이 상용화되지는 않았으나 카메라와 스마트워치 등을 통해 충분한 검증단계를 거쳤다.

지난 7월에는 인텔 등이 속해있는 오픈 인터커넥트 컨소시엄(OIC)에 합류하고, 이어 8월에는 스마트홈 플랫폼을 갖춘 스마트싱스를 인수하는 등 사물인터넷을 위한 잰걸음을 보여왔다.

업계 관계자는 “타이젠 운영체제를 갖춘 스마트워치인 ‘기어S’가 자체적인 통신기능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은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며, “일차원적으로 사용자의 몸에 부착되는 스마트워치는 접근성에 있어서는 가장 높은 수준이고, 어디서나 무선네트워크에 접속할 수 있다는 점은 인터넷에 연결된 여러 기기를 바로 제어할 수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사물인터넷에 필요한 필수 허브인 셈”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유독 스마트워치에 타이젠 적용을 집중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내년 스마트홈의 메인허브격인 TV부문에서 타이젠을 본격 가동시킨다. 삼성전자 내부에서도 타이젠 TV에 대한 자신감이 팽배하다. 

▲ LG전자는 내년 1월 CES2015에서 웹OS 2.0을 선보인다.

■ LG 웹OS 강화, 독자 두뇌 분투
LG전자는 올해 지난해 3월 HP로부터 인수한 ‘웹OS’ 생태계를 강화하는데 주력했다. 안승권 LG전자 사장은 올해 열린 CES2014에서 “웹OS 탑재 LG 스마트TV가 올해 스마트TV의 혁명을 주도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LG전자의 목표는 10대의 TV 중 7대에 웹OS를 탑재시키겠다는 강한 의지를 피력하기도 했다.

지난 6월에는 웹OS 스마트 TV용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개발도구(SDK)를 공개하는 한편, 7월에는 앱 개발자 콘퍼런스를 개최, 앱과 콘텐츠 개발에 관심있는 개발자 및 사업자들과 생태계 확산을 논의했다.

내년 1월 열리는 CES2015에서는 업그레이드된 ‘웹OS 2.0’을 선보인다. 소비자 사용패턴을 감안해 직관적인 기능들이 추가된다. 스마트TV와 다양한 외부 기기를 연동해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즉, 콘텐츠 소비에 집중한 모습이다.

다만, LG전자는 웹OS 생태계를 강화하면서 사물인터넷을 위한 플랫폼 확장에는 매진하고 있으나 삼성전자와 달리 두뇌 역할을 담당할 CPU 개발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사물인터넷 시장을 겨냥해 3차원 설계 기술을 적용한 융합반도체를 선보인 바 있다. 낸드플래시와 모바일D램 등을 적층으로 쌓은 메모리 패키지인 ‘ePOP’는 전력효율을 높임과 동시에 실면적으로 50% 이상 줄일 수 있다.

업계에서는 올해 LG전자가 상용화한 ‘뉴클런’이 향후 LG전자가 생산하는 기기에 두뇌 역할을 해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사물인터넷은 기본적으로 CPU와 통신칩이 들어가야 한다. 인터넷에 연결돼야 하고 계산을 할 줄 알아야 한다. 결국 CPU 활용처가 폭발적으로 증가한다.

LG전자는 올 하반기 LG유플러스를 통해 출시한 ‘G3 스크린’에 처음으로 뉴클런 모바일AP를 적용, 상용화하는데 성공했다. 첫 술에 배부를 수없는 성적을 거두고 있기는 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놓칠 수 없는 부분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사물인터넷 시대가 본격화되면 상황을 감지할 수 있는 센서와 이를 계산할 수 있는 MCU등의 두뇌, 인터넷 연결을 위한 통신칩과 쏟아지는 빅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는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등 관련 업계 사이에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것”이라며, “업계에서도 사물인터넷을 위한 선택과 집중 전략을 보다 가시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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