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중심 '하나멤버스' 앱, 금융·쇼핑·게임 하나로
LG 냉장고에 '하이뱅킹'… 터치·음성으로 조회·송금
LG 냉장고에 '하이뱅킹'… 터치·음성으로 조회·송금
핀테크로 글로벌시장 개척한다
(3) 하나금융 디지털사업
쇼핑몰에서 물건을 고르고 잊지 말아야 할 게 있다. 하나금융지주의 '하나멤버스' 앱을 켜는 일이다. 앱을 켜 '하나머니고' 게임을 시작하면 스마트폰 화면에 자신이 물건을 고른 쇼핑몰이 비치고, 마치 포켓몬고의 귀여운 괴물들처럼 할인 쿠폰이 떠다닌다. 잘 잡으면 '깜짝' 놀랄 행운이 된다.
하나금융지주의 디지털 서비스는 차원이 다르다. 남들이 편의성 등을 고려한 서비스를 고민할 때 이미 한 차원 높은 융합을 고민한다.
하나금융지주를 만나면 금융과 쇼핑, 게임이 하나가 된다.
하나금융의 가장 대표적인 디지털 전략은 하나멤버스다. 하나멤버스는 지난 2015년 10월 금융권 처음으로 하나금융이 출시한 디지털 통합 플랫폼으로 KEB하나은행, 하나카드, 하나캐피탈 등 6곳 하나금융 계열사 고객을 하나머니로 묶고 있다.
하나멤버스의 고객 확보 전략 역시 디지털 중심이었다.
지난해 증강현실(AR)을 기반으로 한 모바일 게임 '포켓몬고'의 인기에 힘입어 하나멤버스에서 AR 서비스인 '하나머니고'를 탑재하며 홍보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하나멤버스 회원이 KEB하나은행, 하나카드 등 관계사 영업점이나 쿠폰 제휴사 매장 근처에서 하나머니고를 실행하고 스마트폰 화면에서 다양한 쿠폰을 얻는 방식이다. 덕분에 하나멤버스는 출범 2년 만인 지난 2017년에 가입자가 1000만명을 돌파했고 올해는 1400만명을 넘어섰다. 올해 초 강원도 평창에서 열린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도 공식 후원은행이었던 KEB하나은행은 하나머니고 평창 보물찾기 이벤트를 실시하면서 신규 고객 확보에 주력했다.
최근에는 다양한 고객층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하나멤버스 플랫폼 사용성을 개선하는 대대적인 개편을 진행했다. 동시에 하나멤버스 기반의 새로운 서비스도 추가했다. 단순한 로열티 프로그램을 넘어선 하나멤버스론, 도전 365적금, 간편적금, 환전지갑 등 전용 금융상품·서비스도 출시하며 영업 채널로서 금융그룹 수익 창출에 직접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 또 해외여행 증가에 따른 외환, 환전 고객을 잡기 위해 영업점을 방문하지 않고도 외화로 환전하고 다시 원화로 재환전하는 '환전지갑 서비스'도 내놨다.
인공지능(AI)을 탑재한 뱅킹 서비스도 주력하고 있다. 지난 2016년말 출시한 '하이(HAI)뱅킹'은 손님이 대화를 통해 요청한 의도를 파악, 각종 금융업무를 처리해주는 대화형 뱅킹 서비스다. 하나멤버스와 문자메시지를 통해 공인인증서나 보안매체 없이도 30가지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단문 메시지로는 간단한 계좌 잔액과 거래내역, 펀드 수익률 조회, 계좌이체 등을 처리할 수 있다. 하나멤버스 채팅에서는 음성이나 사진 촬영으로 금융 거래를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공과금 지로 용지를 촬영하면 하이뱅킹이 이를 인식하고 거래가 처리되는 식이다.
하나금융은 디지털 서비스로 쌓은 빅데이터를 이용해 개인별 특화 서비스를 제공하고 사회적관계망서비스(SNS) 등을 비롯한 다양한 채널에서 간편 접속이 가능한 금융 플랫폼으로 확장한다는 전략이다.
하나금융의 디지털 영역은 증강현실과 인공지능을 넘어 사물인터넷(IoT)을 기반으로 한 스마트홈 시장까지 진출하고 있다. 지난 4월 KEB하나은행은 LG전자와 인공지능 가전 기반의 신개념 금융상품 및 서비스를 공동 개발하기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에 대한 일환으로 지난 10월부터 LG전자 냉장고에 하이뱅킹이 탑재되기 시작했다. 액정표시장치(LCD) 모니터가 달린 고급형 모델에 적용됐다. 냉장고에서 바로 터치나 음성으로 계좌 조회나 간편 송금이 가능하다.
다만 아직은 보안성 문제로 인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지만 향후 신기술이나 규제 변화에 따라 기능 확대를 앞두고 있다. 하나금융은 은행의 인공지능 대화형 플랫폼이 타 산업과 융합돼 손님 편익에 맞는 금융서비스 제공에 박차를 가한다는 전략이다.
하나금융이 금융계의 디지털 선두주자로 나설 수 있는 이유는 디지털 사업에 대한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의 각별한 애정 때문이다. 지난 10월 인천 청라에서 열린 하나금융그룹 통합 데이터센터에서 김 회장은 '올해를 디지털 전환의 원년'으로 선포하고 그룹 내 모든 구성원들의 인식과 조직 문화 전환을 제시하는 비전과 로드맵을 공유했다. 하나금융은 지난 2012년 인천시,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과 '인천 청라 경제자유구역 하나금융타운 조성 협약'에 따라 청라지구에 금융타운 조성 사업을 단계적으로 하고 있다. 2022년까지 본사를 청라로 이전할 계획이다. 김 회장은 "휴매니티(인류애)를 기반으로 미래의 하나금융그룹은 데이터를 활용해 손님에게 최고의 경험을 선사하는 '데이터 기반 정보회사'가 돼야 한다"며 "이를 위해 샌활 속 불편을 해소하는 생활금융플랫폼, 글로벌 네트워크의 디지털 강화, 새로운 수익원 창출과 채널 전환 등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은애기자 euna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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